앞으로 계속 디자인을 한다면 언젠가는 꼭 지구촌의 어려운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아래와 같은 예 처럼 디자인기부 활동을...
‘적정기술’이 사회적기업과 만나면: "
‘적정기술’은 정보기술(IT) 혜택의 사각지대인 전세계 90%를 위해 쓰이는 기술이다. 지난 11월말 ‘블로터닷넷’에선 홍성욱 한밭대학교 적정기술연구소장 인터뷰를 통해 적정기술 개념과 쓰임새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적정기술은 아프리카 저개발국가에 주로 응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멀리 떨어진 식수원에서 손쉽게 물을 운반할 수 있는 ‘Q드럼’이나 더러운 물을 걸러내 식수로 만들어주는 ‘라이프 스트로우’ 등이 그렇다.
적정기술은 IT나 공학 분야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힌트를 제시해주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기술이 공익에 쓰일 때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적정기술이 사회적기업과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올해 8월 한밭대학교 적정기술연구소가 발간한 ‘적정기술’ 2권 1호에서 이와 관련된 사례들이 여럿 소개돼 있다.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참고해볼 만 하다. 한밭대 연구소 동의를 얻어 지면에 소개한다.
■ 프랙티컬 액션 : 가난에 맞서는 행동을 조직화하자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저술한 영국 경제학자 E.F. 슈마허가 자신의 철학을 입증하고자 1966년 설립한 기업이다. 창업 당시 이름은 ‘중간기술 개발 집단’(Intermediate Technology Development Group)이었다. 프랙티컬 액션은 사회적기업 보다는 비영리단체에 가까운 조직이다. 이름에서 보듯, 가난에 시달리는 이웃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방안 연구에 주력한다. 가난이란 굴레를 벗어나도록 단체를 조직화하고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 단체다.
주된 활동은 가난한 사람들이 질병이나 환경 영향으로부터 면역력을 높이도록 돕는 커뮤니티를 조직하거나,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에 도움이 될 기술을 개발·보급하는 일이다. 저개발국가 시골이나 도시에서 물이나 위생, 에너지, 교육 같은 기초 인프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거나 직접 시설을 구축하는 일도 병행한다. 교육을 통해 도시 빈민들이 시장에 접근하기 쉽게 도와, 궁극적으로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 환경을 만드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국제산업개발기관(IDE) : 시골 빈민들에게 소득 기회를!
IDE는 1981년 폴 폴락이 소말리아 난민 캠프에서 조직한 단체다. 빈민들이 소득 증대를 통해 가난을 벗어나도록 하자는 게 설립 취지다. 첫 프로젝트로, 소말리아 빈민들의 이동수단으로 당나귀에 폐차 바퀴를 이어 만든 ‘당나귀 수레’를 고안했다. IDE는 제3세계 빈민의 70%를 차지하는 소작농들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주로 벌인다. 이들이 물품을 지원받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자와 소비자가 될 수 있도록 직접 만들 수 있는 펌프나 관개시설을 개발하고 교육하는 활동을 펼친다.
IDE 기술로 1900만여명의 사람들이 모두 10억달러의 수입 증대 효과를 거뒀다. IDE가 지원한 1달러로 가난한 이들의 수입이 평균 10달러씩 늘었다고 한다.
■ 킥스타트 : 세상이 가난과 싸우는 방법을 변화시키자
1991년 7월 ‘어프로텍’(ApproTec)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가 최근 ‘킥스타트‘로 이름을 바꿨다. 사업 아이템 탐색, 제품 설계, 제품 공급체계 확보, 시장 개발, 평가 및 새로운 개발이란 5단계 운영 방법에 따라 사업을 진행한다.
킥스타트는 상품을 설계할 때 투자액 이상으로 수익을 내고,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선에서 가격을 결정한다. 인간 친화적이고 안전하며, 설치와 사용이 쉽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해당 지역 문화가 받아들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원칙도 지킨다.
2010년 기준으로 킥스타트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15만3천개의 펌프를 팔았고 9만7500개 회사를 세웠다. 이로 인해 48만8천명이 가난에서 벗어났고, 1년에 9860만달러치 수입이 새로 창출됐다. 킥스타트가 한 가족을 가난에서 영원히 구제하는 데 든 비용은 단돈 300달러였다.
■ 프리플레이 에너지 : 그들에게 맞는 전기 기구를
프리플레이 에너지는 런던에 본사를 둔 친환경 가전기기 제조업체다. 이들은 수동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기기를 주로 만든다. ‘라이프라인’ 라디오는 본체에 달린 손잡이를 돌려 만든 전기로 작동하는 라디오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서도 라디오를 들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2002년, 유엔개발프로그램(UNDP)과 프리플레이재단이 아프리카 니제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라이프라인 라디오를 보급했다. 니제르 국민 수천명이 프리플레이 라디오와 총을 바꾸기 위해 몰려들었다고 한다.
손잡이를 돌려 전기를 만드는 ‘ML1 미니 랜턴’과 ‘인디고 랜턴’ 등도 비슷한 목적으로 고안됐다. 한 번 충전해 최대 3시간까지 빛을 낸다. ‘프리차지 웨자’는 이를테면 휴대용 발전기다. 페달을 발로 밟으면 충전기가 회전하며 전기를 만들어 내장된 배터리에 충전하는 식으로 120V 전기를 만든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서 가정 내 비상등이나 소형 전동공구, PC와 TV 등의 전원으로 쓸 수 있다.
프리플레이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저개발국가 가정에서 한 해 평균 수입의 6% 정도를 배터리 구입에 쓴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저개발국가에서 1년에 배터리 구입에 쓰는 돈은 2331달러에 이른다. 프리플레이는 “가난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가난한 이들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든 정보와 교육, 빛에 값싸고 제한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 D-REV : 가난한 90%를 위해 제품을 디자인하자
IDE 설립자인 폴 폴락이 만든 비영리 디자인 기업. D-REV는 ‘디자인 혁명’(Design Revolution)의 약자다. 하루에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전세계 빈민들의 건강과 수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주력한다. 예컨대 ‘블루스타’는 황달 치료기다. 황달은 단순한 광선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저개발국가에선 이런 기기조차 제대로 보급돼 있지 않다. 그래서 기존 기기보다 25배 저렴한 치료기로 개발한 것이 블루스타다.
이 밖에 현미경이 없어 각종 질병 진단에 곤란을 겪는 지역을 위해 3배 이상 값싼 현미경을 내놓거나, 우유를 저온 살균해 보관할 수 있는 기기, 농업기술 교육 키트나 태양열 발전기 등 저개발국가 환경에 맞는 제품을 디자인해 내놓았다.
■ D.라이트 : 어둠 밝히고, 가난 내치고
D.라이트는 인도의 사회적기업이다. 전력 공급이 여의치 않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태양광 발전에 기반한 값싼 램프나 스탠드를 생산·판매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이들이 개발한 ‘D라이트’는 2010년 ‘애쉬든 친환경 에너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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